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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별 빵집에서 근무한 지 몇달이 지났다.

그동안 오전 제빵사도 바뀌었고,

평일과 주말에 시간제로 근무하는 여러명의 알바생들도 대부분이 바뀌었다.

최저시급이라선지 알바생들은  오래 있지 못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떠나갔다.

그 중 나보다 먼저 와서 지금까지 꾸준히 근무하는 알바생이 딱 두 명인데

정화와 상철이다.

정화는 9명의 알바생들 중 가장 일을 잘하는 고3 여학생이고

상철이는 가장 둥기적 거리던 스물 두살 청년인데  그 둘만 아직까지  일을 하고 있다.

 

오늘은 상철이 얘기를 하고 싶다.

상철이는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기다리고 있는 휴학생이다.

군대까지 다녀온 장성한 청년임에도 고등학생같이 앳되 보인다.

내가 처음 이 빵집에 왔을 때

전에 있던 매니저가 상철이에게 따끔하게 지적하는 걸 보았다.

매니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 저 알바생은  온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넘 띨빵해요.

 계속 저렇게 어벙하면 짤라야겠어요."

 

가만히 보니 그는 동작이 굼떠서 동시에 여러 일을 재빠르게 처리하지 못했다.

일테면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빵을 계산해야하고

음료를 만들어야 하는  바쁜 상황이 되면 더 허둥대는 것 같았다. 

주문사항을 재빠르게 처리하지 못해 기다리던

손님이" 빨리 좀 해주세요."하고 재촉이라도 하는 상황이면 더 일이 안되는 모양이었다.

일을 시켜도 답답하고..

게다가 정산 때마다 번번히 계산이 안 맞는 것이 문제였다.

계산기 영수증 금액과 실제 액수가 딱 맞아 떨어지지 않고 모자르거나 남거나했다.

판매하고 미쳐 찍지 못하거나,  돈을 잘못 받았거나 .. 그런 실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손님들이 밀리지도 않는 시간대인데도 그런 착오가 빈번했다.

내가 근무를 시작한 다음날인가,

 상철이가 주눅 든 목소리로 말했다.

"저...

아무래도 이번달까지만 하고 그만두어야겠어요.

다른 알바생을 구하세요."

상철이는 이곳에서 일하는게 어려운 점은 없는데

계산 스트레스를 받는 다고 했다.

 차라리 노가다를 하는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겠다면서

그만두겠다고 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순진한 상철이는 계산이 틀리면 집에가서 잠도 못잘 정도로 자책을 했단다.

그떄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누구나 실수는 있는 법이고 더구나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건 당연하다고...

익숙해질테니 좀 더 일해보고  2 주 후에도 같은 마음이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자고.

좀 어눌하긴 하지만 성실하고  착해 보이는 상철이에게 왠지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상철이를 못마땅해 하던 매니저는 곧  다른 매장으로 옮겼고, 상철이도 마음이 편해진 듯 보였다.

그 후에도 상철이는 계속 계산이 틀렸고 일도 느려 터져 성질 급한  나는 야단도 치고  잔소리도  해댔다.

그래도 상철이는 노여워 하지도 않고 내 신경질을 묵묵히 받아주며 일을 했다.

 

 나와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상철이는 가끔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을 때가 있는데 자신을 맘에 들어하지 않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 너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신뢰감을 주는 좋은 점이 있어.

그건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인성이 아니란다.

그러니 너를 믿어주고 너무 구박하지마."

내 말에 상철이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요... 주변사람들 복은 있대요. 좋은 이들을 만나거든요."

 

어느날 상철이가 미역국을 끓이는 법을 물어왔다.

아버지 생신에 미역국을 끓여 드리려 한다는 것이다.

나는 생각없이 물었다.

" 미역국을 니가 왜 끓이려구? 엄마는 뭐하시니?"

"  돌아가셨어요..."

너무 뜻 밖의 대답이었다. 순간 내 경박함을 후회했다.

 

" 어머... 상철아.. 미안해... 몰랐어."

" 괜찮아요... 왜 이모가 미안하셔야 해요?"

상철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지만 가슴이 찡해왔다.

엄마는 고1때 갑자기 일터에서 전화받다가 쓰러져서 돌아가셨고

그때부터 아빠랑 둘이 산다고 했다.

아빠는 유리 끼는 일을 하신다고 했다.

-그럼 반찬은 니가 만드니?

-반찬은 사먹어요. 만들면 돈이 더 들어요.

 

 

상철이는 아직도 계산은 여전히  틀린다. 그렇지만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 모른다.

다른 알바생들이 못 나올 경우 대신 다 뛰어주고

이제는 고참이라서 새로 온 알바생 교육도 차근차근 시켜준다.

무엇보다도 이 스산한 겨울에 상철이의  웃는 얼굴과 낮고 느릿한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엊그제는 알바생이 단팥빵 하나를 먹으라며 내민다.

상철이 오빠가  끝나고 가면서 단팥 세개를 사주고 갔다며...

따뜻한 단팥을 받으며 상철이의 마음이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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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란 2015.12.08 12:24

    상철이에게 어제 교회김장을 전달했습니다.
    이선덕집사가 차로 싣고 와서 집에까지 무사히 전해주고 왔어요.
    차에서 내릴 때는 아무 말도 안하더니
    감사히 잘먹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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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목 2015.12.13 20:41
    참 잘했어요, 도장 꽝!!! 그리고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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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로맘 2015.12.08 16:09
    가슴이 먹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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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선 2015.12.10 13:34
    네, 사랑과 기쁨이 가득 담긴 김치가 제대로 전달된 것 같네요..
    꼭 필요한 곳에 잘 전달해주어 고맙습니다.
    상철이와 그 아버지가 이 겨울을 웃으며 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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